최근 들어 훈육은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종종 훈육은 폭력이나 아이들에 대한 부모의 권력 남용과 같은 동의어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권위와 권위주의를 혼동하는 데서 비롯된 오해이다. 권위주의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은 절대 용납될 수 없지만, 비폭력적이고 존엄성을 해치지 않는 훈육은 아이의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아동 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인 **클로드 알모스(Claude Halmos)**는 훈육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교육의 목적은 아이가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 수 있는 문명화된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사회에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습니다. 빨간 불에 멈추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하듯이, 부모는 아이가 이러한 규칙을 이해하고 따르도록 도와야 합니다. 아이들은 쾌락 원칙, 충동적 행동, 그리고 전지전능한 감정에 지배됩니다. 부모의 역할은 이러한 성향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훈육은 규칙의 중요성을 아이에게 행동으로 확인시켜 주는 과정의 일부이다. 단순히 말로만 설명해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아이는 규칙을 이해하고, 이를 어겼을 때 결과가 따름을 배우며 사회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훈육,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까?
훈육은 아이의 나이와 잘못의 정도에 따라 비례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아직 말을 배우지 않은 아기일 경우, 훈육이 아니라 단호한 태도와 설명으로 충분하다. 클로드 알모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기에게 화를 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효과적입니다. 아기는 부모가 화내는 모습을 보고 그것이 불쾌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때 부모는 위험한 상황임을 설명하고, 행동의 의미를 보여줘야 합니다.”
따라서 아기에게 체벌을 가하는 것은 부당하며, 이는 오히려 부모의 불합리한 행동으로 간주될 수 있다.
아이가 걷기 시작하고 타인과 상호작용을 시작한 이후라면, 부모는 규칙을 설명하고, 이를 어길 경우의 결과(훈육)를 미리 알려주어야 한다. 잘못된 행동이 반복된다면, 적절한 방식으로 훈육을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
훈육의 기본 원칙
좋은 훈육이란 무엇일까? 좋은 훈육에는 몇 가지 기본 원칙이 있다. 우선 첫 실수는 설명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자세이다. 아이에게 처음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그 이유를 알려주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규칙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의 잘못된 행동을 한다고 문제로 삼아서는 안 된다. 좋은 설명은 좋은 훈육을 선행한다.
만약 반복되는 경우, 점진적이고 명확한 훈육 방침을 적용해야 한다. 같은 행동을 반복할 경우에는 훈육을 통해 규칙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야 한다. 이때 훈육은 점진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 게임 2시간 금지에서 하루 금지, 일주일 금지 등으로 반복되는 경우 강도 높은 훈육 방침을 예고하고 실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훈육은 부모의 확신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부모가 훈육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면 아이도 이를 눈치채고 훈육의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부모는 자신의 결정이 정당하다고 믿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훈육과 체벌은 동의가 될 수 없다. 훈육은 아이의 존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규칙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 방법이 폭력적일 필요도, 공포를 유발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이러한 방식은 부작용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지양되어야 한다.
훈육이 필요한 이유
최근 몇 년간 등장한 긍정 양육의 영향으로 일부 부모들은 갈등을 피하기 위해 훈육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에 대해 클로드 알모스는 단호하게 경고한다.
“긍정 양육의 가장 큰 함정은 부모에게 ‘갈등 없이 아이를 교육할 수 있다’고 믿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는 본능적으로 규칙을 어기고 싶어 하기 때문에 갈등 없는 교육은 불가능합니다. 아이는 규칙과 한계를 통해 성장하며, 이를 통해 자신이 더욱 나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훈육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는 틀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규칙과 한계가 없다면 아이는 혼란에 빠지고, 스스로를 통제할 줄 모르는 어른으로 자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훈육은 아이가 사회화되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권위적인 방식은 버리고, 사랑과 존중에 기반한 훈육은 아이에게 신뢰와 안정감을 제공해야 한다. 부모는 훈육이 아이의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사랑의 표현임을 기억해야 한다. 훈육의 끝은 언제나 '사랑'의 표현이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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