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과잉 보호하고 통제하는 부모를 일컬어 흔히 헬리콥터 부모(helicopter parents)라고 말한다. 책을 리뷰까지 했었던 미국 엘리트 교육법이라고 소개할 만큼 아이의 삶을 지나치게 관여하려는 부모가 생각보다 많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이런 부모들을 하이퍼 빠홍딸리테(hyper-parentalité)라고 부른다.
예일대 교수 에이미 추아의 엘리트 교육법 《타이거 마더》 리뷰
에이미 추아의 《타이거 마더》는 출간되자마자 전 세계적으로 논란과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육아책이다. 이 책은 작가이자 예일 대학교 교수 에이미 추아가 자신의 두 딸을 어떻게 키웠는지,
lepapacoreen.tistory.com
프랑스에서도 과잉 육아는 경계의 대상이다. 그러면서도 아이의 삶의 통제권을 포기하지 못하는 심리는 사랑일까? 과잉보호하는 부모는 자녀의 안녕에 대해 끊임없이 걱정한다. 위험이나 두려움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려 노력한다고 말한다. 문제는 아이의 삶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것에 있다. 자신들의 불안함을 없애기 위해서 말이다.
과잉 육아이란?
과잉 육아는 자녀를 과잉 보호 하고 통제하는 양육 방식을 의미한다. 쉽게 과잉 아이의 전반적인 일상에 대해 끊임없이 걱정하고 참견하는 양육 방식을 의미한다. 과잉 육아를 하는 부모들은 아이를 위험이나 그들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으로부터 보호한다고 말한다.
이런 종류의 부모들은 아이의 일상에 지나치게 많이 참견한다. 아이들 대신 부모가 고민하고, 선택하고, 또 모니터링한다. 아이에게 선택권을 제공하지 않고, 그들을 지나치게 어리거나 미성숙하다고 판단한다. 프랑스 교육 심리학자 브루노 험베크(Bruno Humbeeck)는 그의 저서 《과잉 육아: 부모와 자녀의 이익을 위해 놓아주는 법 배우기》(Hyper-parentalité: Apprendre à lâcher prise pour le bien des parents et des enfants)에서 처음 이 단어를 사용하였다. 그는 과잉 육아를 '자녀 대신 너무 많은 일을 하거나 자녀의 의견을 묻지 않고 모든 것을 잘 해내고 싶어 하는 경향'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아이 주위를 끊임없이 맴돌고 있거나 아이 앞에 놓인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지에 따라 헬리콥터, 드론, 컬링 등 각 유형의 하이퍼 부모의 유형이 있다고 구분한다.
과잉 육아의 원인
과잉 육아를 야기하는 요인으로 사회적 풍요로움, 출산율 감소, SNS 등을 뽑는다. 우리는 과거보다 안전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환경에서 많은 부모들은 다른 어떠한 위험으로부터도 아이를 보호할 수 있다고 믿는다. 더욱이 일반적으로 자녀를 적게 갖게 되면서 한 자녀에게 쏟을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동시에 기대 또한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부모를 더욱 자극하는 것은 소셜 네트워킹이라고 말한다. 매일 쏟아지는 정보와 자극은 부모들에게 완벽한 자녀와 완벽한 가족이 되길 기대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요즘 부모들은 꿈에 그리는 삶을 위해 과잉적으로 아이를 캐어하게 된다.
나도 헬리콥터 부모인가?
나도 지금 과잉 육아 중인지 알아보는 몇 가지 질문들이 있다. 다음 징후 중에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헬리콥터 부모일 가능성이 높다.
- 아이의 생활에 지나치게 개입한다.
- 매사 아이를 대신해 결정을 내린다.
- 아이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감독/참견한다.
- '어리니까' 혹은 '아기니까'하면서 아이의 행동을 유아화하여 판단한다.
- 사소한 문제부터 큰 위험까지 아이의 안전에 대해 끊임없이 걱정한다.
- 아이가 모든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내길 기대하거나, 발달표 등에서 뒤처지면 문제라는 인식이 있다.
다소 주관적일 수 있지만, 자신의 육아 방식과 맥락을 같이 한다면 한 걸음 물러서서 아이를 바라봐야 할 수 있다. 실제로 과잉 양육을 하는 부모들은 '다 아이를 위해서'라는 이유처럼 자신들만의 정당하게 아이를 양육 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잉 양육 결과
이미 잘 알고 있듯, 과도한 참견은 아이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부모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의 발달에는 부정적인 측면들이 많이 언급된다. 주로 언급되는 몇 가지를 살펴보면, 과잉 육아는 아이의 정서 발달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프랑스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은 부정적인 감정에 대처하는 데 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좌절감, 분노, 슬픔을 잘 다루지 못하고, 그로 인해 사회성에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감독 하에서 자란 아이들은 갈등을 협상하거나 해결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또 다른 위험은 아이의 낮은 자존감으로 언급한다. 과도한 참견은 아이들을 스스로 도전하거나 문제를 처리할 수 없다고 느끼게 만든다. 또한 마치 반드시 성공해야만 부모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 부정적 결과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에게 충분한 자유가 보장되어 있지 않은 경우 스스로 결정을 내리거나 문제를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남는 시간을 관리하거나 혼자 보내는 시간을 무서워하는 등과 같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불안이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 건강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격성과 의존성과 같은 문제 행동을 할 가능성도 더 높다고 말한다.
실수할 수 있는 권리,
건강한 육아를 위한 실용적인 팁
유니콘 같은 아이는 지나치게 이상적인 기대일 수 있다. 아이이기 때문에 가져야 하는 여유와 아이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권리를 인식해야 한다. 프랑스 부모들은 모든 아이에게는 실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러한 권리를 아이에게 설명해 준다.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하는 설명은 아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돕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상쇄시키는 효과가 있다. 물론 우리에게도 실수할 권리가 있다.
아무리 어린아이라도 방임은 필요하다. 아이가 스스로 해볼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위험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자주 망각한다. 하지만 아이는 경험에서 배우고 위험을 학습한다. 부모는 아이의 일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아이와 소통하는 방법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
감정을 관리하는 방법을 학습시키는 것이 좋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고 차분한 방식으로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감정에 대한 이해, 감정을 다루는 방법, 감정을 직면하는 방법 등을 경험하면서 아이들은 성장한다.
아이를 낳는 순간, 다시 아이가 되어버린다. 부모도 아이와 똑같이 성장한다는 의미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믿고 기다려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육아의 목적은 아이 스스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기에.
'육아 상식 > 프랑스 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지털 시대, 프랑스 부모의 디지털 기기 사용 가이드 (3) | 2024.11.30 |
---|---|
프랑스 부모들이 말하는 위로와 마음 읽기 (2) | 2024.11.26 |
프랑스 부모의 소통과 멘탈리즘 (1) | 2024.11.23 |
프랑스 엄마들의 "모성애"에 대한 새로운 시각 (3) | 2024.11.22 |
프랑스 육아, 그들이 생각하는 보호와 과잉보호 (2) | 2024.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