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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상식/프랑스 육아

[프랑스육아] 프랑스 육아의 시작, 프랑수와즈 돌토Françoise Dol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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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육아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이름이 있는데, 그중에 단연 프랑수아즈 돌토Françoise Dolto는 프랑스인의 대모라고 불릴 만큼 유명하다. 육아를 온몸으로 맞서고 있는 한 부모로서 아동 정신 분석 학자로서의 그녀에게 경외감 같은 것이 생긴다. 물론 오은영 박사님도 대단하지만. 육아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녀의 책 몇 권을 읽게 되었는데, 그녀의 책을 읽고 나서 오늘날 프랑스 육아의 이론적 근간이 이루고 있는지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의 책들은 천천히 소개하고 오늘은 그녀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 간단한 블로그 글 하나 남겨 놓는다.
 

프랑수아즈 돌토Françoise Dolto, 1981/09/24

 
 
돌토유년시절, 그녀에게 있어 가족은 아동 정신 분석학자로써 갖는 그녀의 이력에 거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녀의 이론을 살펴보면 그녀의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유년시절의 경험이 매우 주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1908년 11월 파리의 부유한 부르주아 가정에서 일곱 자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돌토는 어려서부터 남다른 독립심과 예리한 지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님은 매우 보수적이었는데 특히 어머니는 엄격하고 권위적이고 까다로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와 다른 아이들과의 교류를 최소화했다. 또한 정규적인 학습 이외에 독립적으로 돌토를 가르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말로 하면 홈 스쿨링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통제된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그녀는 활기차고 명랑한 성격으로 유명했다. 재미있고 유쾌했으며 활력이 넘치는 소녀로 이웃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그녀는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종종 어려움을 겪었다. 돌토의 어머니는 딸의 재능을 부담스러워 했으며, 통제할 수 없는 성격을 감당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자녀에 대한 통제와 그로 인한 갈등은 추후 인간의 행동과 질병을 뒷받침하는 정서적, 관계적 측면을 연구하는데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받는다. 돌토는 1929년에 간호학교에 입학하여 의학 공부를 시작했다. 1938년에 분석가 자격을 취득했고, 이듬해인 1939년에 "정신분석학과 소아학Psychanalyse et pédiatrie"라는 논문으로 아동 의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의 시작을 알렸다. 
 

연구 및 성과

돌토는 최초의 아동 분석가 중 한 명으로 당시에는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고 여겨졌던 아동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프랑스에 아동 정신분석학을 대중화 시킨 장본인으로 사람들이 아이들의 행동과 정서적 발전의 중요성을 바라보는 관점을 변화시켰다. 그녀는 아동의 이상 행동에 다양한 정신역학적 관점을 결합하여 아동과 부모 모두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했다. 그 결과 아동 정신 건강, 아동의 정서 발달, 이를 지원하기 위한 교육 개혁, 사회적 지원 등을 만들어 내는데 기여했다.
그녀는 현재까지도 활용하는 그림 치료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표현은 자신들의 자화상과 같다고 믿었다. 그들의 자유롭운 표현 방식은 어린이의 무의식을 이해하고 문제 행동 뒤에 숨어 있는 정서적 상태를 분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믿었다. 돌토는 어린이의 그림을 고전적인 방식으로 해석하지 않고 정신 분석학적으로 접근했다. "이 그림에서 너는 어디에 있니?"와 같은 질문으로 아이의 무식으로 다가가려고 시도했다. 또한 어린이의 신체에 대한 무의식적인 이미지와 정서적 관계를 이해함으로서 심리적 요소를 찾아내려고 시도했다. 어린이의 그림과 점토 인형은 그들의 자화상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자신들이 그린 그림과 맺는 언어적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통해 불안 요소를 밝혀내거나, 관계에서 오는 원인을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도미니크 사례

그녀의 알려진 연구 중에서 도미니크Dominique라는 12세 소년의 심리 치료 과정은 매우 유명하다. 이 사례는 어린이의 심리적 문제를 이해하고, 정신분석학적 접근을 통해 치료해나가는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준다. 도미니크 사례는 추후 아동 정신분석학 ㅂ분야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게 되었다.
사례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우리에게는 익숙한 아이의 행동 교정 과정을 보여준다. 정서적, 행동적 어려움으로 돌토를 찾은 도미니크는 또래와의 관계 형성과 유지에 문제가 있었다. 위축된 행동, 반대로 아이들과의 지나치게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으며 이로인해 적절한 교우 관계 형성이 불가능했다. 갑작스러운 분노와 잦은 기분 변화, 불안이나 우울증의 징후를 보였고, 교사 및 부모에게 반항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등 파괴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했다.
돌토는 이러한 문제 행동 뒤에는 감정적 또는 인지적 문제를 포함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아이의 과잉 반응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아이만의 표현 방식이라고 해석했다. 그녀는 이 부분에 집중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도미니크가 달라졌어요가 되었다.

언어적 의사소통의 결함은 감정 표현의 제약으로 이어진다. 이는 (남들이 보기에는) 이상 행동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돌토는 부모나 형제자매와의 갈등이 이러한 결과의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즉, 가족 관계 혹은 가족 내 역학적 문제가 아이의 정서 발달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로 발생하는 많은 문제의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그녀의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가정 환경에 놓인 어린이들은 종종 비슷한 행동 문제를 보인다. 때때로는 두통과 복톡 혹은 설명할 수 없는 신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심리적 원인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심리적 지원을 통해서 아이들의 신체적 상태가 나아지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La Maison Verte

이러한 환경에 놓인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돌토는 1979년 "La Maison Verte"를 설립했다. La Maison Verte는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과 부모를 위한 지원을 실시하였고, 현재까지도 운영중이다. 이 시설의 설립은 아동 심리학 발달뿐만 아니라 프랑스 전역의 복지 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녀는 La Maison Verte를 어린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들의 비임상 치료 센터로 활용했다. 이곳을 방문한 아이들과 부모들은 아이들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를 모델로 출생부터 3세까지의 어린이를 지원하는 센터가 동네마다 마련되어 있다. 여기서는 부모 또는 보호자와 함께 자유롭게 놀고 감정을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들이 마련되어 있다. 이는 프랑스의 어린 아이들의 정서적, 사회적 발달을 지원함과 동시에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부모 혹은 미래의 부모들에게 필수적인 장소가 되었다.


 
 

아동 정신분석 분야의 선구적인 인물들 (왼쪽부터 프랑수아즈 돌토Françoise Dolto,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 안나 프로이트Anna Freud)

 
 
프랑수아즈 돌토Françoise Dolto,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 안나 프로이트Anna Freud 등 모두 아동 정신분석 분야의 선구적인 인물이었지만, 그들의 연구에서 서로 다른 이론적 접근 방식과 이론적 차이점이 존재한다.
우선 돌토는 언어와 상징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녀는 어린이의 말과 행동의 상징적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아이들의 언어와 놀이를 이용하였다. 특히 무의식적인 신체적 이미지를 개념화하고 그것이 어린이의 자기감정 어떠한 역학적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이들의 언어를 내면을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믿었던 돌토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고 아이들의 말과 표현을 내면과의 의사소통으로 간주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클라인은 대상관계 이론(애착 관계론)을 발전시킨 인물로 유명하다. 그녀는 어린이의 초기 관계, 특히 주 양육자와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어린이의 심리적 발달과 평생 동안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한다고 믿었다. 그녀는 놀이 치료를 활용한 것으로 유명한데 아이들의 놀이와 상상을 아이들의 내면세계와 무의식적 갈등의 표현하는 방식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클라인의 이론은 유아의 상상과 심리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하여 어린이 인생의 초기 단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딸인 안나 프로이트는 특히 자아와 그 방어 메커니즘에 초점을 맞춰 아버지의 연구를 확장했다. 그녀는 아이들이 다양한 심리적 압력에 대처하고 적응하는 방식에 더 관심이 있었다. 안나 프로이트는 발달 단계를 개념화했다. 이는 아동기 전반에 걸쳐 자아 기능과 능력의 정상적인 발달을 지도화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클라인과 달리 안나 프로이트는 어린이의 직접적인 관찰을 강조했다. 특히 어린이의 놀이와 말을 해석하는 데 더 집중해서 아이들의 무의식 상태를 이해하려 시도했다. 그녀는 어린이의 발달 단계에 맞게 정신분석 기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믿었다.
세 사람 모두 아동 심리학을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클레인은 놀이를 통해 표현되는 어린이의 내면 세계에 더 초점을 맞춘 반면, 안나 프로이트는 발달 과정과 어린이가 환경에 대처하는 방법을 더 강조했다. 반면에 돌토는 언어와 신체에 독특하게 초점을 맞춰 아이들이 내면의 경험을 표현하는 핵심 매체로 간주했다.
 
 

프랑스와즈 돌토Françoise Dolto, 1986년 파리에서

 
그녀가 아동 정신 분석학 분야 끼친 영향력은 대단하다. 그녀의 연구 성과와 노력은 현대 사회에서 어린이를 이해하는 방식을 크게 변화시켰다. 특히 그녀가 기여한 아동 정신분석의 대중화는 프랑스 문화의 다양한 측면에 정신분석 원칙이 폭넓게 수용될 수 있게 되는 근간을 제공하였다.
돌토의 중심 메시지는 어린이를 아주 어린 나이부터 언어를 이해하고 반응할 수 있는 인격체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 대부분의 프랑스 부모들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관으로 자리매김했다. 뿐만 아니라 생활 깊숙이 그녀의 관점이 공유되고 있는데 부모들은 자녀의 나이에 관계없이 성인과 동등한 방식으로 대화하고, 똑같이 의사소통 한다. 부모는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 혹은 문법, 표현 방식을 따로 두는 배려(?)는 하지 않는다. 성인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조건에서 대화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가르친다.
이러한 변화가 지금의 프랑스 육아를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요즘 프랑스의 예비 부모들은 돌토를 직접 학습하지는 않지만, 그녀가 바꿔놓은 육아 환경에서 아이들을 맞이하고 교육하고 지원한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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