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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상식/일반 육아

[책리뷰/육아책] 바이리구얼을 교육을 계획하는 부모를 위한 책, 두 개 언어로 말하는 아이들 (feat. L'enfant bilin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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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을 하고 프랑스에서 육아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실질적인 고민들이 시작 됐다. 그중에 가장 피부로 와닿았던 부분이 '언어'에 관한 고민이었다. 앞으로 태어날 아이와는 무슨 언어로 대화를 해야 할까? 프랑스어는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히겠지만, 프랑스 부모와 함께 지내는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단어나 미묘한 언어의 맛(?)을 배울 수 있을까? 한국어는 언제 가르쳐야 할까? 어느 수준까지 알려줘야 하나? 그리고 영어는? 반대로 한국에서 육아하는 부모들은 반대의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영어는 언제 알려줘야 하는지, 중국어도 해야 하는지, 제2 외국어는? 모국어 수준으로 언어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데? 등등 
한국에서 아이들의 다국어 습득에 관한 책을 거의 찾을 수가 없다. 뭐 떠도는 이야기들은 많지만 무조건 신뢰할 수도 없는 일이다. 반면 유럽에는 국제 결혼하는 사례도 많고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커플이 (한국보다는) 많다 보니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다국어를 사용하게 된다. 그에 대한 연구와 자료도 훨씬 찾아보기 쉽다. 
 

 

두 개 언어로 말하는 아이L'enfant bilingue》

 

그중에서 《두 개 언어로 말하는 아이L'enfant bilingue》라는 책이 제법 흥미로웠다. 어린이들이 어떻게 언어를 습득하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가지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데 필요한 실용적인 조언도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또한, bilingualism, 즉 이중언어주의에 대한 흔한 신화와 오해 때문에 양육 중에 발생하게 되는 문제점들에 대한 조언들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이미 언급한 것 같이 책에는 어린이들, 특히 이중 언어 사용과 관련해서 크게 3가지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1. Bilingual의 장단점과 이에 대한 흔한 오해, 2. 아이들이 언어를 어떻게 배우는지에 대한 설명과 두 가지 언어를 효과적으로 학습하기 위한 조언, 3. 그리고 부모가 Bilingual 자녀를 키우면서 자주 겪는 문제들에 대해서 설명한다.
 
Bilingual 그리고 흔한 오해
두 개 이상의 언어에 동시에 노출되는 아이들은 아주 어린 시기부터 소리와 언어를 민감하게 지각한다. 두 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는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경우에는 3.5개월 만에 스페인어와 바스크어가 다른 언어임을 인지한다. 서로 다른 음의 박자나 강약 등을 구별해 낼 수 있다. 동시에 다양한 언어 소리에 대한 민감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이중 언어를 구사하는 유아는 모음 소리를 카테고리화하고 언어마다 갖는 독특한 특성에 높은 주의력을 보였다. 이는 하나의 언어만을 구사하는 또래 아이들보다 외국어 소리를 더 효과적으로 구별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이러한 지각적 발달은 이중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에게 두 가지 다른 언어를 처리하고 분리하는 능력을 개발하도록 만든다. 뿐만 아니라 어떤 언어를 어떤 상황에서 사용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적절하게 사용함으로써 언어 사용의 효용성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엄마 아빠가 서로 다른 언어로 대화를 시도하면 그에 맞는 언어로 대답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두 가지 언어를 동시에 습득하는 영유아의 경우에는 단일 언어를 구사하는 유아보다 종종 언어 습득에 긴 시간을 쓴다. 쉽게 말하면 아기의 말문이 늦게 트이는데 장기적으로 관찰했을 때는 단일 언어를 구사하는 아이들과 비슷한 속도로 각각의 언어를 발달시키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처럼 Bilingual 아이들을 향한 다양한 오해와 편견들이 존재한다. 언어 발달의 지연, 어휘력의 부족, 서로 다른 언어적 차이에 따른 혼란과 인지적 불이익 등이 있다. 어휘력과 같은 부분은 일부 단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이는 서로 다른 언어를 얼마나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크게 좌지우지된다. 또한 다양한 언어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사물을 인식하고 분석하고 기억하는데 이점이 존재한다. 많은 Bilingual 아이들에게 인지적 유연성, 문제 해결 및 주의력 조절이 필요한 작업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Bilingual 아이들의 언어 습득

 

 
Bilingual 아이들의 언어 습득은 서로 다른 언어를 구별하는 데서 시작한다. 앞에서 이미 언급한 것과 같이 아이들은 아주 어린 시기부터 리듬의 차이에 따라 언어를 구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말로 하지 않는(non-verbal) 언어를 식별해 내기 시작한다. 말의 음향적, 선율적, 발음적 특성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를 말하는 얼굴의 시각적 정보에도 받아들임으로써 서로 다른 언어들은 구별해 낸다. 다음으로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언어의 단어들을 구별하여 인지한다. 언어 학습 초기, 영유아기 때는 서로 다른 언어의 단어들을 함께 사용하고, 언어를 섞어서 사용하게 된다. 추후에는 구분이 필요하지만 언어 발달 단계를 진행함에 있어 종종 언어적 뉘앙스를 훨씬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동시에 문장으로써의 언어를 습득함에 있어 다양한 언어에서 동시에 단어를 구문으로 결합하는 방법을 습득한다. 서로 다른 단어 순서나 문법 규칙과 같은 언어 간의 구조적, 구문적 차이를 관리하는 작업까지 함께 익히게 되는데 그 과정이 매우 효과적이다.
책에서는 설명과 동시에 부모를 위한 다양한 조언들이 포함되어 있다. 아이가 두 가지 언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도록 하고, 서로 다른 언어와 더불어 문화적 몰입을 통해 언어를 보다 세세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할 수도 있다. 또한 두 가지 언어를 동시에 학습하고 사용하려는 아이에게 긍정적인 피대백으로 동기를 높이고, 언어를 섞어서 사용하거나 잘못 사용하는 아이를 교정하기보다는 의사소통에 집중할 것을 권유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일관된 언어 전략 수립은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한 부모는 하나의 언어로 아이와 의사소통을 시도한다는지, 집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밖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구별하는 것과 같이 상황 기반해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또한 풍부한 언어 환경 조성도 중요하다. 두 언어로 된 책과 음악, 오디오 등을 제공할 수도 있고 주기적으로 서로 다른 언어로 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가 조금 성장했다면 영화 및 교육 프로그램을 주기적으로 시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문화적 활동을 통해서 언어 학습을 촉진할 수 있다. 문화 축제나 전통 등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 활동에 참여하거나 여행을 가거나 전통 음식을 맛보고 함께 요리하고 각종 예술 작품을 감상하거나 창작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날짜를 정해서 아이가 특정 언어를 사용하도록 할 수도 있고, 두 언어를 모두 사용하는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보다 수준 높은 언어 구사를 위해서는 일상 대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에게 있었던 일을 설명하거나 책의 내용을 설명하는 스토리텔링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부모가 Bilingual 자녀를 키우면서 자주 겪는 문제들

 
여러 언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아이들을 양육할 때 간혹 언어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부모 모두가 현지어를 구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일부 아이들은 학교나 사회에서 가족 언어가 인정되지 않아서 혼란을 느끼거나 정서적으로 위축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아이가 자신의 가족 언어를 학교 언어보다 덜 권위 있다고 인식하여 거부하고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런 경우를 감소형 이중 언어subtractive bilingualism라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현지 언어의 사용의 빈도를 높이고 부모의 모국어에 대한 인식을 바꿔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간혹 부모와 자녀 간에 소통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일부 "하나의 부모, 하나의 언어" 규칙을 엄격하게 실천할 때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는 곧 양육에서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된다. 어떠한 원칙도 아이와의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은 좋지 않다.
간혹 어휘력 부족을 문제 삼는 경우가 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많은 경우 이러한 우려는 근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두 개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의 경우에는 서로 다른 어휘를 누적해서 언어 습득을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사과를 apple, la pomme으로 말할 수 있다면 벌써 3개 단어를 알고 있는 것과 같다. 또한 그 평가는 가정과 사회에서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교사가 비슷한 이유로 언어 발달에 지연을 이야기한다면 그 과정이 단일 언어만을 사용하는 아이들과는 항상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 감소형 이중 언어subtractive bilingualism
감소형 이중 언어는 두 번째 언어 학습(일반적으로 사회적으로 우세한 언어)이 첫 번째 언어의 발달과 유지에 방해가 되는 경우에 발생한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두 번째 언어가 본질적으로 첫 번째 언어의 활용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여겨진다. 이것은 아동의 첫 번째 언어가 그들의 교육적 또는 사회적 환경에서 지원되거나 가치 있게 여겨지지 않을 때 발생한다. 아동은 두 번째 언어를 더 권위 있거나 유용하다고 여기며, 이로 인해 첫 번째 언어의 숙련도가 감소하거나 심지어 상실되기도 한다. 이것은 종종 아동의 문화적 정체성과 가족 연대에 영향을 끼친다.

※ 증가형 이중 언어additive bilingualism
반면에 증가형 이중 언어는 아동이 첫 번째 언어를 계속 발달시키고 유지하면서 두 번째 언어를 성공적으로 습득하는 상황을 말한다. 이 경우에는 두 번째 언어가 첫 번째 언어를 대체하거나 줄이지 않고 더해지는 형태로 언어 습득이 이루어진다. 이것은 두 언어 모두가 지원되고 가치 있게 여겨지며, 아동이 두 언어의 실용적이고 문화적 중요성을 인식하는 환경 주로 이루어진다. 증가형 이중 언어는 아이에게 일반적으로 이점을 가져다줄 것으로 인식된다. 이는 문화적 정체성이나 첫 번째 언어 기술을 희생하지 않고 더 강력한 언어적 및 인지적 발달로 이어진다.

 
아이에게 한국의 문화와 멋은 잃어버리게 하고 싶지 않고, 동시에 현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양육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해외에서 육아를 하거나, 국제 결혼을 한 커플이라면 누구나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한다는 기술적 이야기 이전에 여러 언어를 동시에 담아내는 아이를 탐구할 필요가 있었다. 이 책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Bilingual 아동이 이중 언어 사용으로 인해 본질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잘못된 믿음에 반대한다. 대신, 어떤 도전이 있다면 그것은 언어 노출의 질과 양, 사회 경제적 조건, 교육 환경과 같은 외부 요인과 더 관련이 있을 가능성에 더 큰 기대를 하고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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