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되면 일어나는 변화는 셀 수 없이 많다. 너무 많은 매체에서 부모로서의 삶이 안 좋은 것처럼 표현되지만, 실제로 겪어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부모가 되면 이전에는 좋아했지만 더 이상 좋아하지 않게 되는 것들도 있고, 더는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삶의 가치관과 일상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변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 여성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부성도 모성 못지않게 남자를 변화시킨다. 물론 여성의 변화가 남성이 겼는 변화보다는 드라마틱하다는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오늘 육아 한 프랑스 커뮤니티에서 재미있는 글을 보았다. 엄마가 되면 달라지는 8가지라는 글이었다. 감정적, 심리적, 심지어 사회적 변화를 겪어야 하는 여성이 엄마로서의 역할을 수용할 때 경험하게 되는 변화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었다. 제법 공감이 가는 부분이기도 하고, 또 아빠로서 겪게 되는 변화이기도 해서 글을 요약해서 옮겨와 보았다.
1. 부모님에 대한 새로운 존경의 감정
부모가 되면 자신들의 부모에 대한 역할과 희생에 대해 새롭고 깊이 있는 시선을 느끼게 된다. 한 아이를 위한 감정부터, 보살핌, 노력에 대해 새삼 느끼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부모의 희생이라고 정의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힘들어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아이가 사랑스러워서, 자발적으로 아이 옆을 지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모로서의 여정은 나를 키우기 위해 나의 부모가 기울인 무조건적인 사랑과 노력을 상기시킨다. 또 나의 부모가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내가 내 아이를 사랑하면서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그로 인해 부모들만의 동지애(?) 같은 것을 느끼게 되고, 자신의 아이를 위해 느끼는 진한 사랑을 깨닫게 되면,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유대감과 감사가 더욱 강해지게 된다.
2. 이기적인 태도의 종말
아이가 태어나면 이기심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개인적인 결정과 고려는 뒷전으로 밀리고, 이제는 아이의 필요와 안녕이 최우선이 된다. 이러한 변화는 너무 당연하다. 나의 도움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누군가가 옆에 있을 때, 또 그 존재가 내가 사랑하는 이라면, 삶의 우선순위는 자연스럽게 변하게 된다. 이제는 모든 선택이 아이에게 미칠 잠재적인 영향을 걸러내야 하는 상황에 처할 때도 있다. 물론 그 모든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하지만 조금씩 아이의 필요가 개인적 욕망보다 우선시되고 그러한 삶이 익숙해진다.
3. 사회적 습관의 변화
아이가 생기면 한동안 밤에 외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친구 모임은 현저한 변화를 겪게 된다. 신뢰할 수 있는 베이비시터나 가족 누군가의 지원이 있더라도 신경은 온통 아이에게 집중되어 있다. 아이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생각하고, 다음 날을 아이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야 한다는 계획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부모는 개인적인 즐거움을 위한 활동에 대한 흥미를 잃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가끔의 휴가는 꿀맛 같겠지만 그 휴가 같은 시간이 길어지만 자연스럽게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 부모가 되면 가족과의 함께하는 시간을 더 선호하는 방향으로 삶의 모티브가 바뀐다.
4. 즐거움 개념의 변화
정말로 많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아이가 생기기 전에는 취미가 정말로 많았다. 들이는 시간도 많았고, 또 하고 싶은 것들도 많았다. 하지만 부모가 되며 레저와 휴식에 대한 개념이 변한다. 개인적인 모험은 가족과의 따뜻한 시간, 포옹, 애정 표현에 더 포커스를 맞추게 된다. 매일매일의 사랑과 애정을 쌓는 것이 즐거움의 새로운 정의가 되고, 가족과 함께하는 경험의 중요성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된다.
5. 인내의 재발견
부모가 되기 이전에 인내심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다. 특별히 인내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부모들에게 인내심이 필수적인 미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상에서 뿐만 아니라 가족 밖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중요하다. 인내는 아이들의 균형 잡힌 성격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며, 일반적인 삶에 대한 더 신중한 접근을 용이하게 한다.
6. 작은 것들이 더 중요해진다
부모가 되면 큰 행보보다는 소소한 매일의 행복에 눈을 뜨게 된다.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면서 나타나는 변화인 것 같다. 물질적 소유물에 대한 의미가 줄어들고, 가족들과 함께하는 순간과 경험이 더욱 중요해진다. 아이와 함께하는 순간순간에서 의미를 찾고, 또 그 순간에서 행복을 찾는다. 삶에서 가치 있다고 느끼는 것들이 변하고, 사랑, 가족이 커지고 그것들은 이전에 행복을 위해서 필요했던 것들 보다는 아주 작고 소박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7. 시간에 대한 인식 변화
아이가 생기면 시간이 진짜 빨리 간다. 일상도 빠르게 흘러가지만, 아이를 돌보거나,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나면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 아이가 태어나고 첫 한 달이 가장 힘들다고들 한다. 그 한 달을 경험했던 이로써, 한 달이 엄청 빨리 지나갔다. 자고 일어나서 커피를 마시고 나면, 아이 입히고, 먹이고, 놀고, 재우고, 씻기면 하루가 지나갔다. 물론 틈틈이 잠도 자야 하고, 밥도 먹어야 하고,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해야 하기 때문에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흘러 있다. 3개월도 그렇고 1년도 그렇다. 정신을 차려보면 아이가 옹알이를 하고, 걷고, 말대꾸를 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 모든 시간을 붙잡고 싶을 만큼 소중하다. 그래서 더 빨리 지나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8. 무조건적인 사랑
아마도 부모가 되고 가장 깊고 풍부한 변화는 순수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발견하고 경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의 존재만으로 부모는 무한 사랑의 힘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나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생겼다는 말이 피부로 와닿는 경험을 하게 된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우리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결정의 순간일 수 있다. 물론 언제는 중요하지 않았겠냐만은 삶의 큰 전환점이라는 사실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 부모가 되었을 때 눈에 띄는 변화들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변화는 부모,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의 존재만으로 성장하고, 또 성장하게 만든다.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모가 되는 것은 가장 순수하고 참된 사랑이 무엇 인지, 그리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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