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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세계 육아

지나친 허용: 스웨덴 육아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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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육아

 

스웨덴 육아는 자율성과 평등, 비폭력 양육, 공동체 기반 지원 시스템 등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아무리 선진적인 방식이라 해도, 완벽한 육아는 없다.

실제로 스웨덴 내에서도 자국의 육아 방식에 대한 성찰과 비판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특히 지나치게 관대한 태도, 청소년기에 접어든 자녀와의 거리감, 그리고 좋은 부모에 대한 사회적 압박은 스웨덴 부모들에게 또 다른 고민을 안겨주기도 한다.

 

 

따뜻하고 독립적인 아이를 키우는 스웨덴 육아의 모든 것

 

 

훈육하지 않는 부모

스웨덴 육아의 핵심 가치는 존중(respekt)이다.

아이를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대하며, 그 의견을 경청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이는 스웨덴 사회 전반에 자리 잡은 인권 중심의 가치관과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이 존중이 무조건적인 자유와 선택의 확대로만 해석될 경우, 아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감당할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 혼란을 겪기도 한다. 특히 훈육과 경계 설정에서 부모의 역할이 약화되는 현상이 스웨덴 내에서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스웨덴 육아, 컬링 부모(Curlingförälder)
책, 컬링 부모(Curlingförälder)

 

실제로 스웨덴에서는 컬링 부모(Curlingförälder)라는 용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아이 앞에 놓인 장애물을 미리 제거해 주는 컬링 경기에서 유래했다.
이런 부모는 아이가 부딪힐 수 있는 감정적·사회적 고통을 미리 없애주려 하고,
그 결과 아이는 실패를 견디거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스스로 배우지 못하게 된다고 말한다.

스웨덴 사회심리학자 Lars Trädgårdh는 "스웨덴 부모는 아이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려다 보니, 때때로 훈육을 회피하고 경계 설정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이는 안정감을 얻기 위해 분명한 한계가 필요하고, 오히려 무조건적인 자유는 아이에게 혼란과 불안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현상은 아이가 싫어요라고 말하기만 해도 부모가 곧바로 학교에 와서 교사에게 항의하거나, 아이가 겪은 갈등을 대신 해결하려는 태도로 이어기지고 한다. 그래서 아이는 자신이 관계를 조정하거나, 타인과 타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교실에서 아주 작은 갈등에도 쉽게 분노하거나 회피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일부 교사들은 특히 자율과 훈육의 균형이 맞춰지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학교 생활에서 갈등 조정, 책임 인식, 자기 조절 능력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스웨덴 육아, 컬링 부모(Curlingförälder)

 

 

아이에게는 한계는 심리적 안전망의 역할을 한다.
아이에게 자율성과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동시에 분명한 한계는 아이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보이지 않는 울타리가 된다.

발달심리학자 Janet Lansbury는 "훈육은 권위의 행사가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를 안전하게 느끼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부모가 어디까지 허용되고,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를 명확히 해주는 것은 아이에게 신뢰를 주는 행위"라는 의미인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실제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스웨덴 교육청 조사에 따르면,
초등 3~5학년 아동의 사회적 자기 조절 능력은 과거 10년보다 전반적으로 낮아진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좌절을 경험했을 때 감정을 조절하거나, 다시 시도하는 비율이 현저히 낮아졌다.
이는 실패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 불편함을 회피하는 아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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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육아 청소년기, 부모가 사라진다?

 

청소년기, 부모가 사라진다?

스웨덴은 자율성과 독립을 중시하는 문화 덕분에, 청소년기에 접어든 자녀와 부모 사이의 심리적 거리가 급격히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까지는 부모가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만,
중학교 이후로는 이미 아이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부모의 개입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다.

청소년기에 자율성을 존중하는 건 중요하지만, 그 시기는 동시에 가장 많은 정서적 지지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부모의 관심이 지나간 것처럼 느껴질 때, 아이는 외로움을 감추며 내면에 고립감을 키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스웨덴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청소년기 부모 교육 프로그램, 부모-자녀 정서 대화법 워크숍 등이 다시 활성화되는 추세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이후 급격히 줄어드는 부모 개입

스웨덴 부모는 초등학교 시기까지는 학교 방문, 부모 모임, 학급 활동 참여 등에서 매우 적극적이다.
그러나 아이가 중학교(약 13세)에 진학하면서부터는 이 빈도가 현격하게 줄어든다.

"이제 아이는 자기 결정권을 존중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부모의 개입, 질문, 정서적 관심이 급격히 줄어드는 경향이 생긴다.

이는 아이에게 자율성을 존중받는 자유로 느껴질 수 있지만,
동시에 감정적으로 ‘버려졌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기도 하다.

 

분리가 아닌 동행의 시기

 

청소년 상담사 Erik Sandström에 따르면 청소년기에 자율성을 존중하는 건 중요하지만, 그 시기는 동시에 가장 많은 정서적 지지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부모의 관심이 지나간 것처럼 느껴질 때, 아이는 외로움을 감추며 내면에 고립감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스웨덴 청소년 심리 상담센터에서는 최근 5년간 '부모와의 거리감', '감정 공유 부족',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호소하는 상담 비율이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다.

또 스웨덴 국립보건연구소의 2022년 청소년 정신건강 보고서에 따르면,

- 14~16세 청소년의 불안감과 수면 문제는 10년 전보다 30% 증가하고
정서적 고립감을 보고한 청소년의 67%가 "부모와의 대화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는 보고가 있다.
- 그리고 청소년기 우울 경향은 부모의 정서적 개입 부족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설명한다.

스웨덴식 자율 중심 육아가 청소년기 이후에도 그대로 적용될 경우,
아이의 감정 변화와 외부 스트레스를 놓치게 될 위험이 크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에 부모의 일정 개입을 유지하기 위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최근 스웨덴에서는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들을 위한 맞춤형 부모 교육 프로그램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Tonårsföräldrakursen’ (청소년기 부모 코스)에서는 부모-자녀 갈등 대처, 정서적 대화법 교육하고,
‘MIND THE GAP’ 프로젝트에서는 사춘기 자녀와의 소통을 위한 부모 워크숍을 운영하기도 한다.
학교 차원의 정기 삼자 면담을 진원하고, 부모-자녀-교사가 함께 자녀의 정서, 학습, 관계를 점검하기도 한다.

이러한 노력은 성장 시기별 부모의 역할을 이해하고 통제권이 아니라 
아이와 동행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하기 위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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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부모에 대한 강박, 그리고 사회적 압력

이러한 부모들의 고민은 스웨덴 사회는 부모에게 신체적·심리적 폭력을 사용하지 말 것, 자율성을 존중할 것, 아이를 경청할 것 등 높은 양육 기준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러한 이상은 부모에게 강박감과 압박감을 불러온다.

많은 부모가 내가 충분히 공감해주고 있는가, 아이를 존중하면서도 올바른 경계를 세우고 있는가에 대해 끊임없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사회적 기준을 두고 일부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동시에 양육 스트레스를 키우는 요소라고 분석한다.

특히 사회복지 시스템이 잘 구축된 만큼, 부모들은 이런 제도까지 지원받는데, 내가 잘 못하면 모두 내 탓이라는 책임감과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스웨덴의 육아는 자율성과 존중을 중시하지만,
청소년기에는 그 존중이 곧 거리 두기로 느껴질 수 있다.

아이에게 자율을 주는 것과 아이를 혼자 두는 것은 다르다.

부모는 항상 네 옆에 있다는 느낌은 

아이에게는 어른이 되어도 잊지 못할 가장 깊은 지지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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